넷플릭스 추천작 5편
요즘 넷플릭스의 드라마들을 정주행하고 있다. 원래는 관심이 없었는데 아는 분이 넷플릭스 아이디 공유를 해주셔서 공짜로 보고 있는데 한글자막이 나오도록 설정한 뒤로는 한글 자막이 있는 것만 골라서 보는 중이다.(영어로 봐도 이해가 되는 작품들도 있겠지만 왠지 자막은 한글자막이 있어야 제대로 본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말이다.) 그렇게 해서 완주한 작품들이 Emily In Paris(이건 영어로 봤는데도 재밌더라.), 오자크, 셀링 선셋, 오 할리우드, 퀸스 갬빗, 더 크라운, 다크,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블랙 미러, 빌어먹을 세상 따위, 더 폴리티션, 더 윈저스, 러시아 인형처럼, 보디가드 등이 있다.(이것 말고도 영어자막으로 본 것도 있는데 이건 옛날 목록으로 들어가서 봐야해서 패스) 지정생존자는 너무 뻔해서 그냥 시간 죽이기로만 보고 있는데 재미있는 드라마가 나오면 바로 갈아탈 듯. 넷플릭스는 넷플릭스만의 드라마들이 있고, 새로운 것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작품성이 높은 것들만 찾아봐도 돈이 전혀 안 아깝다. 음악으로는 스포티파이가 있고 영화나 드라마는 넷플릭스가 짱인 듯. 나중에 아이디 공유가 안 되더라도 내돈 주고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여기서 내가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 5편을 꼽아보았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 - 섹스 앤 더 시티의 크리에이터가 만든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미국 아가씨의 좌충우돌 로맨틱 코미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섹스 앤 더 시티를 합친 내용으로 머리 아픈 드라마를 싫어하시는 분들께 강력 추천드리는 드라마. 실제 프랑스인들은 여기서 그려지는 파리인들에 대해 불쾌하다고 했지만 어차피 머리 비우기 위해서 가볍게 보는 눈이 즐거운 드라마인데 뭐 그렇게 심각하게 볼 필요까진 없다. 파리에서 재미나게 살고 싶은 젊은이들을 위한 솜사탕 같은 이야기라 보시면 됨. 시즌2도 확정.
오자크 - 이건 꽤 심각하게 볼 수 밖에 없지만 에피소드 하나 하나를 볼 때마다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현재 나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성찰하게 해 주는 드라마. 졸지에 돈세탁을 하러 오자크라는 마을에 들어가게 된 시카고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로라 리니와 제이슨 베이트먼의 연기가 탁월하고 어떻게서든 돈세탁을 하기 위해서 머리를 굴리는 가족의 이야기가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막상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고민하게 되기 때문에 똥줄 타면서 계속 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이걸 보면서 미국 백인 쓰레기(White trash)들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해 준 작품.(그렇다고 내가 백인 쓰레기가 되겠다는 건 아니고 평소에 가끔 보이는 사람들이 저러고 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해 준다.) 시즌 3까지 나왔고 시즌4를 마지막으로 종영한다고 한다. 본인은 시즌3 마지막편을 보고도 한 동안 가슴 한 켠이 허전했을 정도로 빠져들었었다.
셀링 선셋 - 이런 류의 리얼리티 쇼는 전혀 안 보는 편이고 그냥 밥 먹으면서 배경음악(?)으로 틀어놓은 드라마였는데 내용 자체가 워낙 눈길을 끄는지라 한 순간도 놓치지 말고 봐야 하는 쇼가 되었다. 쌍둥이 형제들이 만든 부동산 회사에서 일을 하는 사진 속 여자들 왼쪽부터 크리스틴, 마야, 크리셸, 헤더, 다비나, 메리가 호화 주택을 팔면서 나오는 지지고 볶고 싸우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TV쇼. 실존하는 오펜하이머 그룹 부동산의 직원들이 배경이지만 100프로 현실이라고 믿고 보는 사람은 없을테고 약간은 과장된 면도 있고, 어느 정도는 미리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마음 편하다. 나중에 셀링 선셋 관련 포스팅도 따로 하고 싶은데 언제쯤 할련지.....시즌3까지 나왔고 시즌4도 나온다고 하는데 언제 나올지 기대중. 이 사람들은 셀링 선셋이 넷플릭스에 풀리고 나서 다들 인스타그램에서 유명인이 되었고, 크리스틴은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셀럽이 되었다. 패션에 관심 많은 분들에게 눈요기가 되는 쇼.
퀸스 갬빗 - 고아 출신의 여성이 체스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본인이 체스를 약간 배운 상태에서 봐서 그런지 몰라도 꽤 재미있게 본 드라마인데 한낱 고아에서 체스 플레이어가 과정 자체가 매우 드라마틱해서 몰입감이 최고다. 굳이 체스규칙을 몰라도 드라마적 장치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어서 대충 넘기고 볼 수 있다. 주인공 안야 테일러조이를 여기서 처음 봤는데 완전히 전통적인 미녀상이 아님에도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어서 캐스팅을 참 잘 했단 생각을 하면서 봤다. 시즌2는 나올리가 없는 완벽하게 기승전결이 뚜렷한 작품. 영화 한 편 말고 그렇다고 시즌이 많은 드라마를 보기는 싫으신 분들을 위해 추천드린다. 고아를 주인공을 한 드라마에서 흔히 보여지는 클리셰를 피해가면서(완전히 착한 양부모도 없고, 그렇다고 완전히 악독한 양부모도 없다.) 한 여성이 자신의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를 꽤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는 점이 기특했다.
빌어먹을 세상 따위 - 영국 드라마. 처음에는 흔하디 흔한 학원물 청춘 드라마로 시작해서 갑자기 엄청 심각하게 방향을 틀어버리는 드라마. 남자주인공은 자기가 싸이코라고 믿고 있는데 학교에서 갑자기 어떤 여자아이가 등장하고 그 여자와 사귀는 척 하면서 죽여볼까 하다가 사건전개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서 계속 보게 되었다. 미국 TV에서 볼 수 있는 전혀 뻔한 내용이 아니고, 대사들도 귀에 콕콕 박히며, 주인공들이 겪는 일들이 전혀 남일같지 않은....보듬어 주고 싶은 캐릭터라 한 번 시작하면 피날레까지 가게 되는 드라마. 시즌3으로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