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밀리언 달러 비치하우스 - 햄튼으로 옮겨간 셀링 선셋 후속작의 등장인물 5인 소개
셀링 선셋 시즌5를 정주행하고, 셀링 선셋 탬파도 다 보고 미국의 동부쪽 부동산, 특히 부유층들의 휴가지로 유명한 뉴욕에서 가까운 햄튼의 부동산 시장이 어떠한지 궁금한 분들을 위한 넷플릭스 쇼가 있다. 제목은 밀리언 달러 비치 하우스. 등장인물들이 LA의 오펜하임 그룹에 비하면 굉장히 현실적이고 보수적인(?) 옷차림으로 나오고(보톡스나 짙은 화장, 화려한 옷차림은 없다.) 여자만 있는 부동산 회사도 아니고, 남자 4명에 여자 1명이 주인공인 넷플릭스 시리즈다. 셀링 선셋으로 높아진 눈으로 볼 때 너무 초라해 보이는 것이 사실인데 사람 숫자가 적음에도 여전히 지지고 볶기 때문에 미국의 화려한 집으로 눈호강하며 시간 때우고 싶은 분들이 볼 만한 리얼리티 쇼. 시즌 1만 나왔고 결론이 좀 흐지부지해서 시즌2는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 첫 편만 무사히 넘긴다면(?) 그 다음부터는 술술 넘어간다. 이 시리즈는 미국에서 인종차별 작품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 왜 그런 평가를 듣게 되었는지 등장인물 소개를 통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주의!
1. 마이클 풀프리
풀뿌리가 아니고 풀프리. 전직 패션 모델이라고 하는데 덩치가 산만하고 산적같고,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면 좀 무섭게 생긴 남자. 결혼한 뒤로 살이 찌고, 몸매 관리를 못하긴 했으나 이 쇼에 나온다고 관리를 좀 한 모양. JB와 어릴 때부터 절친이었고 햄튼에서 부동산 중개인으로 기반을 잘 다져놓은 상태였기에 JB를 도와주기 위해 햄튼의 회사로 끌어들인 인물. JB가 힘들어할 때마다 도와주려고 하는 착한 남자. 만삭인 아내가 있는데 시즌1이 다 끝나갈 무렵 출산을 해서 2일간 출산휴가를 갖다온다. 처음 봤을 때는 너무 어색하고 안 웃긴데 웃기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서 좀 안쓰러웠던 캐릭터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좀 나아진다. 갈등의 중심인 노엘과 페기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해 문제 해결은 커녕 오히려 더 키워주는 꼴이 되는 걸 볼 때 그리 영리한 것 같진 않다.
2. JB 안드레아시
햄튼의 네스트 시커스에 첫 입사한 부동산 중개인. 부동산일이 처음은 아니지만 햄튼에서는 처음이기 때문에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일을 배워나간다. 절친 마이클과 대화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고 네스트 시커스의 최고 중개업자 제임스로부터 일을 얻어내지만 언제나 제임스와 함께 하면서 배워야 하는 입장이라 좀 갑갑해하는 면이 없잖아 있다. 시즌이 끝날 무렵에는 자신만의 회사의 사장이 되고싶다는 말까지 할 정도이지만 제임스가 다져놓은 네트워크나 매물을 부러워한다. 페기와 노엘의 문제가 터졌을 때 애초에 이런 일이 생기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아무 편도 들지 않는다. 실제로는 똑똑하겠지만 쇼에서 비춰지는 모습은 답답하고 지나치게 심각한 이미지.
3. 제임스 줄리아노 (지미)
네스트 시커스의 최고 부동산 중개업자. 언제나 최고의 매물을 관리하고 있고, 네스트 시커스에서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을 때에도 혼자서 일처리를 다 완벽하게 해내는 남자. 남들이 집 1채를 못 팔아서 안달난 상태에서도 혼자 몇 채를 다 팔았다고 한다. 외모만 보면 가장 범생이 스타일에 집에만 있을 것 같은 내성적인 성격일 것 같은데 최고의 실적을 올리는 중개업자로 이름이 자자하다. 고객 중 한 명이 업무 도중에 중요한 전화라며 자리를 피하자 프로답지 않다고 불평하긴 하지만 그 외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보이는 남자. 마이클처럼 한 집안의 가장이고 2세가 곧 태어난다고 한다. 노엘과 페기의 드라마에 전혀 끼지 않고 누군가의 묵묵히 얘기를 들어주는 편이지만 JB의 능력을 평가하는 자리에서는 굉장히 냉철하게 비평을 하면서 JB의 심기가 불편해진다. 실제 사회생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일벌레 타입.
4. 노엘 로버츠
유일한 유색인종으로 2019년에 네스트 시커스에 합류한 중개업자. 3천 5백만달러짜리 집을 매물로 얻는데 성공하지만 같이 집을 보러 갔던 페기가 실제 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표를 붙였다면서 의견차이를 보인 이후로 계속해서 페기와 티격태격하게 된다. 사실 노엘과 페기의 싸움으로 한 때 노엘은 네스트 시커스의 다른 백인 동료들로부터(페기도 백인)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것이 아니냐며 시청자들이 크게 분노를 했다. 마이클 풀프리가 초반에 페기의 편에 서서 사건을 바라봤었고, 노엘을 좋아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백인들의 노골적인 인종차별 때문에 역겹다는 반응이 많았다. 제작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이런 방향을 정한 것인지는 모르나 덕분에 노엘은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고 쌍둥이 동생이자 한국어 가능 모델/연기자 조엘 로버츠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를 만드는 것이 어떻겠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노엘과 페기의 싸움은 페기의 실패로 끝이 났고, 갑작스럽게 인종차별적인 장면은 없어지고 그냥 집을 파는 데에만 집중하면서 제대로 매듭도 짓지 않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황당함을 보인다. 셀링 선셋 제작진들이 만들었다면 이런 편집으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라 매우 안습.
5. 페기 자바콜라스
이 드라마의 최고 갈등 유발자. 모든 갈등은 페기에게서 시작되지만 제대로 해결되는 것 같지도 않고 매듭이 지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시리즈는 끝이 난다. 노엘의 3천 5백만 달러짜리 집을 보러 같이 간 후에 자신의 고객을 데려갔다가 노엘의 너무도 뻔뻔한 모습(?)에 치를 떨게 되고 여기서 노엘과 페기의 갈등은 폭발하게 된다. 페기 입장에서 보면 노엘의 행동이 잘못되었고, 페기는 고객을 먼저 생각해야하는 것이 맞다고 볼 수 있겠지만 노엘이 어떤 집에 대해서 가격을 어떻게 책정하든 그것은 노엘이 결정한 문제이고 페기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Karen(참견하기 좋아하는 백인 여자)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준 모양. 게다가 노엘이 흑인이기 때문에 백인들이 떼로 흑인 1명을 갈구는 집단따돌림 비슷한 사건을 주도한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되었다. 뉴욕에서 꽤 잘 나갔었고 햄튼에서도 큰 돈을 끌어모으려고 네스트 시커스에 입사했다가 제대로 파는 집은 없는 것 같고 트러블만 만들어내는 인물이 되어버린다. 실제로 알고 지내도 굉장히 짜증날 것 같고 맨날 불평만 해댈 것 같은 스타일의 여성.
총 6편으로 되어있고, 끝에 어떠한 결말도 등장하지 않아서(풀프리의 아이가 세상에 나온 것이 그나마 큰 사건) 뭐 어떻게 되는 건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데 시즌2가 나오는 건지 안 나오는 건지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시청자들의 분노가 너무 강하고(마이크로어그레션(미세공격)의 뜻이 궁금하다면 파일럿을 보라는 의견까지 나옴.) 시즌2가 나온다고 한 것도 아니고, 캔슬된 것도 아니라서 일단 좀 더 기다려봐야 할 듯 하다.
개인적으로 햄튼의 화려한 별장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고, 인물들 중에 하나라도 정이 가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굳이 계속 가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6편이라는 비교적 짧은 편수 때문에 시간은 금방 가고, 집안을 꾸미는 것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집을 볼 때 뭐가 필요한지, 부동산 중개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여전히 도움이 될만한 쇼. 셀링 선셋과 비교할 때 두드러지는 점 중의 하나는 셀링 선셋에서는 집은 고객에게 보여줄 때 집주인이 같이 한 자리에 있지 않지만 이 쇼에서는 고객들에게 집을 보여주기 위한 파티자리에 갑작스럽게 주인이 깜짝 등장해서 잠재적 고객들 뿐만 아니라 부동산 중개업자까지 놀라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다.
셀링 선셋의 화려함을 싹 걷어내고, 이웃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이 담백하게(?) 집만 파는 내용이 밀리언 달러 비치 하우스라고 보면 되겠다. 물론 여기서도 지지고 볶고 하는 내용은 나오는데 그 대상들이 다른 인종(흑백)에 다른 성별이라는 것이 문제. 시즌2가 만약에라도 나온다면 앞으로는 인종차별이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Black Lives Matters가 중요한 시점에서 나온 쇼가 20년을 거꾸러 흘러가서는 안 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