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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룸메이트와 친해지려 노력하지 말자
    Essays 2021. 1. 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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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이외의 사람과 한 공간을 공유한다는 건 참으로 엿같은 일이다.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내 일상 속에 집어넣고 꾹 참고 견뎌내야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쌍둥이도 가족조차도 짜증나는 구석이 있기 마련인데 타인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 쉬울리가 없다.

    처음에는 친절하고 간과 쓸개라도 빼어줄 듯이 좋게 나오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정말로 천사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의 친절함을 내다버리고 평소 마음에 담아두었던 것들을 하나씩 끄집어내며 언성을 높이게 된다. 별 거 아닌 것 같은데도 시간이 지나면 큰 일이 되어버리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내가 왠만하면 룸메이트들과 친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집. 나만의 공간. 내가 나다울 수 있는 장소. 여기에서조차 사회적인 동물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본성을 숨기고 피곤하게 살아가야하는 현대인들에게 집이란 모든 껍데기를 벗어버리고 내가 생긴대로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어야한다. 그런데 굳이 집에서도 매너를 차리면서 남 신경쓰면서 골치아프게 살아야 할까?

    물론 아주 기본적인 룰은 지켜줘야한다. 청결문제나 활동시간에 저해되는 불편함은 야기시키지 않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그 이외의 것에서 분명히 싫은 구석이 있는 사람에게 애써 친절하게 굴다가는 시간이 흘렀을 때 정작 하고 싶은 얘기를 짚고 넘어가지 못하고 참아야하는 순간이 온다. 그래서 오래 편안하게 살고 싶다면 그냥 생긴대로 사는 것이 속편하다. 평소에 잘해주다가 갑자기 화를 내면 나한데 왜 저러나 싶지만 평소에 쌀쌀 맞은 사람이 어쩌다가 잘 대해주면 더 고맙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심리. 그렇다고 막 개차반으로 나가란 소린 아니다. 적당히 거리 두고 사는 것이 서로에게 편하다. 그래야 나중에 상대가 짜증나고 미워졌을 때 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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