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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산(영남알프스) 하이킹 후기Essays 2021. 11. 17. 16:13반응형
간월재로 가기 위해 304번 버스를 '굴화마을' 에서 타고 1시간을 가면 산과 멋진 경치가 나오기 시작한다. 화요일 정오라 거의 텅텅 비었던 버스.
웰컴복합센터가 종점인데 여기서 내려서 웰컴복합센터쪽으로 쭉 걸어가서 화장실을 이용하고(2군데가 있는데 등산로 입구쪽보다 건물들 사이에 있는 공중화장실을 추천)
바로 등산을 시작했다. 사진에 보이는 작은 건물이 등산하는 분들을 위한 화장실. 산이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지도가 있는데 이미 2번째라 인증샷만 남기고 바로 걸었다.
낙엽에서 가을 분위기 물씬.
개인적으로 계단을 너무 싫어하는데 적어도 올라갈 때는 계단 옆의 자연길을 이용했다. 낙엽이 너무 말라서 미끄러우므로 미끄럼 방지가 되는 운동화(등산화)를 신고 오기를 추천.
주중이라 고요한 등산길. 12시15분에 등산 시작이었는데 너무 조용해서 다들 다른 길로 가는 건가 싶었다.
여기서 길이 나뉜다. 왼쪽 험도(험한 길)를 가면 최단 코스. 오른쪽 임도(잘 깔린 길)를 가면 좀 돌아서 가긴 하는데 저번에 험도로 갔으니 이번엔 임도를 선택.(그때도 뒤죽박죽으로 내맘대로 가긴 했다. 방향 감각이 있어서 지도 안 보고 가도 감이 와서?)
이런 다리는 매우 귀한데 중간에 사진을 찍으려면 이런 데서 찍기를 권함.
여름엔 물이 좀 더 많으려나?
청솔다람쥐. 줄무늬가 있는 애들. 가다가 나오는 무덤 근처에 많이 몰려있다.
쉬어가는 코스. 누군가의 무덤.
잘 닦여진 임도가 나오기 직전까지 미친듯이 걸어올라가야 하는데 초보이신 분들은 꼭 호흡 조절 잘 하시길. 손에 물통을 들고 조금씩 목을 축여가며 올라갔다. 너무 더워서 반팔 티셔츠를 입었는데 땀이 흥건. 등쪽은 짠내 작살.
드디어 보이는 임도. 이제 여기서부터는 간월재 휴게소까지 쭉 오르막 도로를 걷는 기분으로 걸으면 된다. 웰컴복합센터에서 여기까지가 제일 힘들다. 빠른 분은 30분 걸린다고 하는데 나는 쉬고 한다고 거의 50분 걸렸다.
길이 쉬운 대신에 갑자기 산행이 아니라 산책기분이 되어버림. 왼쪽의 작은 건물은 공중화장실. 한 번도 쓴 적은 없다.
지겨운 임도. 휑하니 바람이 쑥쑥 잘 통해서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는 기분도 든다.
하지만 올라갈수록 산의 꼭대기들이 멋져서 오오오오 하면서 걷는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하늘이 참 파랗다.
셀카도 찰칵.
올라가서 내려다본 임도. 일부러 산에 낸 길인데 영화속에서나 볼 법한 굽이진 길이 멋졌다.
하지만 임도가 지겨워서 임도를 가로지르는 지름길을 택해서 올라갔다. 하지만 전선으로 뭔가를 설치해서 경사가 꽤 가파른 곳은 비추. 낙엽이 많이 쌓여서 발이 쑥쑥 빠지기도 하고 다치기 쉽다.
간월재에 다 왔음을 알리는 길목. 2년 전에 여기에 발은 디뎠을 때의 감동이란.....우리나라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다니 라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내가 못 본 절경들이 다른 곳에도 많이 있으리라.
간월재에서 바라본 등억 '알프스'리.
내가 (또) 왔다!
간월재 휴게소에는 안 들르고 바로 간월산 정상을 향해 걸었다.
계단서 내려다보는 간월재. 반대편으로도 가봐야 할텐데 언제쯤 가게 될지....
웰시코기를 업고 내려가는 한 커플. 여자분이 자기가 업을까 물어보시는데 개가 꽤 무겁긴 했나봄. 걷는 건 사람인데 개가 더 힘들어해서(헥헥) 웃겼다.
2시가 되어서 김밥 한 줄을 먹었다. 억새가 철이 지나서 이제는 그냥 누렇게 떴다. 10월에는 와야 제대로 된 억새를 구경하는데 어쩌다보니 11월 중순. ㅠ
하지만 이 경치를 보라. 충분히 땀 뻘뻘흘리고 올라갈 만하다.
내가 새라면 여기 위를 빙빙 날아다니겠다. 멀리 보이는 산들은 어떤 모습일까?
반대편의 산. 상대적으로 헐벗은 느낌.
간월산 정상에 다 왔다.
코로나로 4킬로가 불어서 왔다. 아가씨가 혼자 왔냐며 놀라는 분들도 있었는데 산타는데 남자 여자 싱글 커플이 어디있겠는가? 어떤 분은 9봉 등정하냐고 물으셨으나 그냥 여기만 온 거라고 대답했다.
돌아가는 길. 간월산 정상으로 가기 전에 돌길이 나오는데 위험하다고 패스하고 바로 내려간 분을 봤다. 여기서 사진 찍으면 기가 막힘.
간월재의 억새가 누렇게 떴음에도 여전히 사진찍기에 열을 올리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꼭 10월에 오자. ㅠ
내려가는 길. 등산화도 안 신고 스틱도 없고 티셔츠에 일반 나이키 운동화만 신고 와서 5시간 정도 걸었다.(휴식시간 다 포함) 혼자 와도 충분히 감동스럽고 사진찍어줄 사람이 필요하면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요청하면 된다.
막판에 티셔츠를 갈아입느라 1시간 간격으로 오는 버스를 놓쳤는데 323번을 타고 돌아 돌아서 ktx 울산역으로 가서 좌석버스 5004번을 타고 다시 굴화마을에서 내렸다.(좌석버스를 타면 울산역에서 15분이면 도착한다. ㄷㄷㄷ)
집에 오니 밤이 되었고(6시 전에 도착) 엄청 피곤했는데 다음날(오늘)이 되자 온 몸이 얻어맞은 듯 아팠다. 손가락으로 살을 찌르면 비명을 지르고 싶어진다고나 할까. 뱃가죽도 땡기고 옆구리도 땡기고 허벅지는 스쿼트 처음 할 때보다 훨씬 더 아프고....얼굴 빼고 다 아프다. 하지만 기분은 굉장히 흐뭇. 이 맛에 등산을 가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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