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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왕 루이를 통해 본 서인국의 매력TV Movies 2016. 9. 29. 14:04반응형
서인국. 본인에게는 가수출신의 연기자였는데 OCN에서 했던 38 사기동대를 통해 연기력이 보통이 아님을 느꼈다. 보통 가수나 아이돌 출신이 연기를 한다고 하면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적어도 서인국의 경우에는 발연기 소리 들을 정도의 레벨은 아니거니와 스스로에게 맞는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 어느정도 고민하면서 작품을 선택하는 안목은 갖췄다고 생각한다.(서인국의 모든 출연작을 섭렵하지는 않았으나) 38사기동대에서 사기치는 역할이 잘 어울렸고 심각해지는 표정에서도 딱히 어색하지 않아서 연기를 어느 정도 하는구나 싶었다. 그러다가 얼마전에 쇼핑왕 루이라는 드라마를 우연하게 보게 되었다. 시작한지 얼마 안 된 MBC 수목드라마.
부모님이 김하늘 나오는 공항가는 길을 선택해서 봤기에 재방송으로 쇼핑왕을 보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내 취향은 공항보다는 쇼핑왕쪽이다. 손에 물 안 묻히고 고생이라고는 한 적이라고는 없던 재벌 후계자가 갑자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면식 전혀 없던 고복실(복실아~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우 촌스럽고 개이름에 가까운 이름이면서 가수 고복수가 자연스레 연결되는 이름)과 지내게 되는 이야기. 이미 악당은 정해졌고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대충 답이 나오는데도 보게 되는 이유는 루이로 분한 서인국과 고복실로 분한 남지현의 관계 때문. 평생 돈 걱정이라고는 없이 살다가 교통사고로 기억도 잃고 거지신세가 되어 땅바닥에 나뒹굴게 된 루이와 남동생 찾으러 상경한 강원도 산골처녀 고복실은 생면부지 상태에서 고복실의 남동생이라는 끈(루이가 복실이 남동생 옷을 입고 있었음.)을 통해 함께 지내게 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들이 머릿속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들임에도 계속해서 보게 된다는 것이 재미있다.
인간에게 돈이 하나도 없어지면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답변을 해주는 드라마이고 돈에 대한 관념이 없던 사람이 서서히 돈을 알아간다는 것도 흥미롭다. 돈이 없는 사람의 리얼한 생존기였다면 아마도 이 드라마는 처절하고 안타까운 약육강식 자연주의(응?) 드라마가 되었겠으나 MBC 수목드라마가 김기덕 영화도 아니고 애초에 그럴거라면 쇼핑왕 루이는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적절하게 로맨스를 첨가하고, 부자 남자가 뿅 하고 나타나서 복실이의 인생에 봄날이 펼쳐진다. 그리고 제목답게 쇼핑왕 루이 서인국은 물건을 볼 때마다 자신에게 "날 사"라고 말하는 아이템들을 선택하여 왜 쇼핑왕인지를 알린다. 악당의 잘못은 결국에는 밝혀지고 거지신세가 되었던 루이는 다시 예전의 자리로 돌아가게 될 것이고 고복실이는 루이나 부자 남자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여자 한 명이 더 추가되어 4명이서 지지고 볶고 하는 관계가 앞으로 펼쳐질 것이다. 가볍게 머리 식히면서 보기에 무난한 드라마인 것은 확실하다.
3회까지 보면서 서인국의 얼굴 표정을 관찰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먹방도 잘 하고 웃거나 화내는 모습도 잘 어울렸지만 가만히 무표정으로 있을 때의 그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하고 생각하게 만들고 순진하고 착한 얼굴 속에 무서운 표정이 숨겨져 있어보였다.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좀 이상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서인국은 자신에게 주어진 연기를 잘 소화하기는 하지만 스스로를 완전하게 내려놓을 정도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한 듯 했다. 물론 이것은 단점이자 장점인데 그의 얼굴이 계속해서 보고 싶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라고 할 수 있겠다. 옆으로 길게 째진 눈매가 보면 볼수록 매력이 있고 큰 키와 주먹만한 얼굴은 확실히 큰 자산. 사실은 초반에 파리의 저택에서 왕처럼 사는 모습을 보는 것 보다 서울 길바닥에 신문지 깔고 누워서 거지가 된 서인국이 더 보기 좋았고 복실이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도 귀여웠다. 사기를 당하는 모습에서는 어이가 없고 저래서 어떻게 살라나 싶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상물정을 배워나가는 모습이 기대가 된다. 온실속의 화초에서 생활력 강한 남자로 거듭나길 바라지만 이러한 과정들이 허황되거나 작위적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거지신세가 된 루이가 처음으로 고복실과 만나는 장면.
하지만 루이는 이미 그녀를 텔레비전으로 본 적이 있었다.
난생 처음 먹어본 커피믹스에 빠진 재벌 후계자 루이와
강원도 산골처녀의 이야기가 보고 싶다면 보세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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