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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터널 애니멀스 - 과거는 다시 돌아온다TV Movies 2017. 8. 8. 10:52반응형
녹터널 애니멀스. 야행성 동물들. 주인공 제이크 질렌홀은 스스로가 투영된 주인공을 내세운 소설을 써서 현재는 남남이 된 에이미 애덤스에게 완성된 소설을 보낸다.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던 에이미 애덤스는 전남편의 갑작스러운 소설을 읽으면서 전남편과의 연애사가 뒤섞이는 혼란을 겪으며 소설을 읽어나간다. 소설 자체는 전남편의 스토리대로 흘러가지만 여주인공이 소설을 읽어나가는 과정이 영화로 보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여주인공이 저토록 깜짝깜짝 놀라는지 궁금해 하면서 보게 된다.
패션디자이너 톰 포드의 2번째 장편 영화라는 사실 때문에 꽤나 감각적인 화면이 될 것임을 분명했는데 의외로 이 아저씨의 영화적인 감각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라 미장센이라던가 하는 것들이 곱씹어 보면서 볼만한 작품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옷을 만든 장인답게 영화에 등장하는 옷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선택되었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아마도 어마어마한 시간과 정신력이 소비되었음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물론 우리는 그런 과정을 생각하면서 머리아프게 영화를 감상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미 그에 대한 여러 정보를 아는 상태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이니 어쩌겠는가.
여기 출연한 배우들의 이름만 보면 초호화 캐스팅이라 할 만했다. 잠깐 등장하는 배우들 조차도 왠만한 조연급 이상들이라 다들 톰 포드의 두번째 영화에 얼굴만 내밀게 해달라고 사정 사정 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 하지만 이 조차도 전혀 쓸데없는 캐스팅은 아니어서 톰 포드가 얼마나 완벽주의가 강한 사람인지 잘 알 수 있었다. 옥의 티가 있다면 에이미 아담스와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날 것 같아보이는 로라 리니가 에이미의 어머니로 등장한다는 것이 좀 넌센스이긴 했다.(에이미가 아무리 동안이라고 해도 이건 좀 아닌 듯...)
솔직히 말하자면 톰 포드의 1편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 기대를 하고 볼 수 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는 굳이 톰 포드 표 영화라도 안 해도 될만큼 딱히 톰포드의 느낌은 아니었다. 본인에겐 제이크 질렌홀이 고통속에 살아가는 또 다른 제이크 질렌홀 영화 정도랄까. 도대체 언제쯤 고통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그를 보게 될까?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구성의 영화인데 결론이 뻔해서 좀 아쉬웠다. 현실에서 받은 어떠한 큰 사건(과 거기에서 오는 충격)을 소설가들은 어떻게 작품화하는 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인데 본인 또한 스토리를 쓰는 것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글쟁이들은 결국 자기 이야기를 남에게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남의 이야기를 써보라고 충고하는 에이미 애덤스를 보면서 역시나 글은 취미로 쓸 때에 진정한 글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떠한 직업적인 압력을 받으면서 원하지도 않는 글을 쓸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완전히 스스로가 원하는 작품을 쓴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으니 이를 어찌해야겠는가? 어찌되었든 제이크 질렌홀은 자신의 이야기를 허구의 힘을 빌어서 결국은 완성해내고 이를 읽는 전처 에이미 애덤스는 자신이 어떤 짓을 했는지 소설을 읽으면서 처절하게 깨닫게 된다. 결국 과거는 돌아오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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