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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탉 사진 포토샵과 수탉에 대한 생각
    Essays 2016. 9. 3.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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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사진들 정리하다가 발견한 사진의 색감이 좋아서 뽀샵으로 터치해봤다.(저 사진을 10여년 전에 찍었는데 당시의 난 보는 족족 디카로 찍곤 했다. 그러다가 이 사진도 건진거겠지. 내가 이런걸 찍었던가? 싶던 사진 중의 하나.) 집에 닭을 키우기 때문에 얘네들을 보면서 자라왔는데 딱히 닭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언제나 수탉의 색감이 참 화려하다고 생각했다.

    암탉의 경우 단색에다 별로 화려하지도 않고 얼굴도 꾸주리(?)한데 반해 수탉들은 언제나 보면 고개를 뻣뻣이 들고 다니면서 다른 동물들 (오리나 거위도 같이 있어서 얘네들은 집단 생활을 한다고 보면 된다. 물론 닭도 있고 때에 따라 병아리도 있고 고양이도 침범하기도 함. 우리집은 동물 농장.)을 간섭하고 참견하는 녀석들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아침 저녁 자기들 꼴릴때마다 꼬끼오를 부르짖은 것은 기본. 내 동생은 수탉들에게 엉덩이를 물려본 적도 있고 쫓김을 당해본 적도 있다. 한마디로 얘네들은 자기들한테 밉보이거나 약해보이는 인간들은 얕잡아보는 습성이 있다. 뭐 그렇지만 때가 되면(갈 때가 되면) 갑자기 없어져서 밥상에 올라가고는 하지만...(그냥 수탉 사진만 올리기는 뭐해서 코멘트를 단다는 것이 문장이 되고 문단이 되어가고 있다.)

    수탉의 깃털은 매우 화려하다. 그리고 막상 만져보면(아버지가 붙잡아서 만져보라고 할 때야 가능) 털도 굉장히 부드럽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며칠 전에 언양 장날에 가서(5일장이 아직도 있다.) 새로운 닭들을 사서 차에 실고 오셨는데 그때 다시 만져보니 역시 수탉들은 성격이 지랄맞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암탉들은 순해빠졌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저 사진에 보이는 닭의 부리 위에 달린 빨간색 갈기들에 대한 느낌도 있는데 뭔가 물기 없이 메마른 혓바닥 느낌이랄까....대부분의 수탉들은 저 부위가 100퍼센트 온전한 경우는 없었는데 아무래도 다른 애들과 싸울 때 저 부분이 직접적으로 닿기 때문에 공격당하기 쉬워서 그런건가 싶다. 그리고 부리 밑에 턱살처럼 축 늘어져 있는 빨간 색 부분을 보면 어디선가 봤던 꽃잎이 붙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무슨 꽃인지 기억이 안 난다는 게 함정. 동백꽃이었던가?)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내 어린 시절의 기억에 있던 수탉에 대한 느낌이 묻어난다. 거만한 표정으로 돌아다닌다거나, 땅에 떨어져 있던 알록 달록한 색깔의 깃털 하나를 주워서 책에 끼워놓았다던가 하는 그런 기억들. 그리고 가끔 아버지께서 오리,닭, 거위들 밥 주라고 하실때 닭장에 들어갔을 때의 긴장감(나를 노려보고 있어....덜덜덜)과 닭똥 냄새(푸드득 푸드득)와 닭똥을 밟았을 때의 더러운 기분이라던가.... 그리고 닭들은 정해진 시간에 꼬끼오를 하지는 않는다는 거. 그리고 가끔 하늘을 난다던가 하는 그런 기억들. 써놓고 나니 닭장에 현재 내가 있는 것 같군. 지금은 시끄러운 관계로 밭에서 키우지만 예전에는 집안 마당에서 키웠었는데 가끔은 그때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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