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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12일 경주지진과 내 생각
    Essays 2016. 9. 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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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날 밤에 지진이 일어났다. 두 차례 일어났는데 처음에 5.1의 진도로 지진이 일어났을 때에 본인은 방 안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방안이 흔들림은 당연했고 피아노 위의 물건들이 흔들리는 것을 육안으로 또렷하게 볼 수 있었고 무언가가 떨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고 메트로놈(피아노 박자 맞추는 물건)의 뚜껑이 떨어져서 바닥으로 떨어진 것 말고는 별 일이 없었다. 하지만 지진으로 무언가가 떨어지는 걸 본다는 것이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었기에 상당히 놀라기는 했다. 부모님들이 놀라시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본인이 울산에 살고 있고 지난 7월에도 이것과 비슷한(그 때는 5.0) 느낌이었기에 "지진이다."라고 소리치는 건 당연했다. 7월에 일어났을 때에는 지나가는 무언가가 건물을 건드려서 이런 건가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쓸데없는 의심 없이 지진임을 확신했다. 그리고 당장 텔레비전을 틀어보았으나 방송사에서는 5분이 지나도 아무런 말이 없고 그냥 드라마만 틀어대고 있었다.

                 

    본인이 컴퓨터를 켜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아닌 페이스북(컴퓨터로 대화하기에는 이게 가장 편해서)으로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날리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에 외국인 친구들이 많아서 걔네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전라도 광주에 있는 린다(스코틀랜드 친구)에게 "지진 온 거 느꼈어?" 라고 보냈더니 심하지는 않았지만 느꼈다며 무섭다고 했다. 얘는 한국에 산 지는 꽤 되었으나 지진을 느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지난번 5.0 지진때는 못 느꼈나봄. 광주라서) 울산에 있는 어떤 친구는 수업 중에 느꼈다고 하는데 학원 애들이 놀랐다고 했다. 그리고 다른 친구 메건과도 얘기를 해봤는데 전부 지진을 느꼈다고 했다. 이렇게 평소에 얘기 안 하다가 갑자기 지진으로 페북에서 대동단결하는 와중에도 MBC KBS SBS는 별 얘기가 없었다. 재난문자도 안 오고....인터넷 검색을 수시로 하다가 드디어 진도 5.1의 지진이었다는 둥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JTBC 등에서 지진속보등을 해줬는데 그렇게 놀란 가슴을 쓸어담고 있다가 8시 44분인가에 또 지진이 일어났다. 두번째 지진은 더 흔들림을 느꼈고 본인은 방 안에서 가장 위험한 물건이 텔레비전 모니터라고 생각해서(본인은 이걸 컴퓨터 모니터로 사용중) 일단은 이걸 부여잡았는데 의외로 이건 별로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아까 떨어졌던 메트로놈의 뚜껑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있어서 의외로 또 떨어진 물건은 없었다. 그리고 처음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에는 깜짝 놀랐는데 두번째에는 이대로 죽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이런 일이?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대피는 어떻게 해야할까? 하면서 복도로 나가서 아버지를 봤다. 아버지는 남동생 방에서 컴퓨터를 하다가 두번째 지진이 일어나자 컴퓨터 모니터를 붙잡았다고 하셨는데 이게 옆으로 흔들리는 건 보고 붙잡게 되었다고 하셨다. 첫번째와 두번째 지진 때 어머니는 거실에서 옷 본을 만드시느라고 방에 앉아계셨는데 거실에 있던 시계가 흔들리는 것 말고는 별 일이 없었다고 하셨다.

    2차 지진까지 일어나게 되자 그제서야 방송에서는 드라마 같은 걸 중단시키고 속보 같은 걸 틀어주고 그랬다. 그리고 아버지는 이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바깥으로 나가셨는데 순간 나는 아버지가 엘리베이터를 탈 것이 분명했으므로 다다닥 나가서 엘리베이터 타지 말고 계단을 타라고 했다. 이건 딱히 누가 말해줘서 안 건 아니지만 본능적으로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론적으로 맞는 판단이긴 했다.(물론 우리집 건물은 아무 일이 없었다. 4층임.) 그리고 바깥을 내다봤는데 아파트 사람들이 밑에 우루루 나와서 얘기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평소 같으면 조용할 아파트 놀이터가 사람들로 왁자지껄. 본인의 집은 그냥 주택이고 새 건물인데다 내진설계가 되어 있어서 별 일 있겠냐 싶어서 계속 실내에 머물렀던 것인데 아파트의 경우 특히 고층일 경우 무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해운대에 있는 초고층 건물 입주자들의 이사가야겠다는 댓글을 본 것이 기억난다. 생각해봐라. 지진이 일어났는데 1,2,3층 정도까지는 괜찮겠지만 그 이상의 층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 계단에서 내려오다가 더 큰 화를 당할 수 있지 않겠는가? 호텔이든 뭐든 가장 고층에 살 수록 비싸기 마련인데 테러나 지진 같은 일에 관해서는 고층이 결코 좋지 않다는 것이 이번 일을 통해 모두에게 실감이 났으리라.

    두번째 지진이 일어나고 나서 어머니는 가족들에게 전화를 돌려봤다. 그랬더니 다들 밖에 나와 있다면서 지진 때문에 놀랐다고 했다. 다행히 피해를 입은 사람은 없었고 재산상의 손실도 현재까지는 없다고 한다. 본인은 계속해서 인터넷 뉴스들을 탐독했는데 이런 와중에도 학교에서 야자를 계속 했다는 학교가 나오지를 않나 북한 핵 실험 때문에 지진이 일어났다고 하질 않나 별의별 유언비어, 그리고 잘못 대응하는 사람들의 소식이 잇달았다. 본인의 경우에는 빨리 캐나다로 이민가야겠다는 생각만 더 들었는데....아마 많은 분들이 이번 지진을 통해 삶의 목표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들이 번쩍번쩍 섬광처럼 머릿속에 반짝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아무리 돈이 많고 잘 살면 뭐하겠는가? 지진 나서 다 뒤집어지고 죽어버리면 다 끝나는 것이 인간의 삶인데.... 이번 지진으로 인해서 커다란 재산상의 피해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뭔가 이로 인한 변화는 분명히 있을 듯 싶다. 한국을 떠나려고 하는 사람도 있겠고 일단 고층 빌딩에서 지상층으로 이사가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자연 앞에서는 아무 힘도 못 쓰는 것이 우리 인간인데 왜 우리는 그토록 아둥바둥하고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 아래 사진들은 경주 지진 관련 사진들.


    노후한 건물들은 이렇게 무너질 수 있다.

    기왓장을 조심하라!! (당분간 기와집으로 이사갈 사람은 없을 듯)

    지진 일어난 동안 가장 놀란 사람들은 수퍼마켓, 마트, 편의점 직원들.

    그리고 에어컨 주변의 모든 사람들.

    쇼윈도우가 와장창 무너졌댜. 아마도 저 건물은 내진 설계가 안 되었나보다.

    이것도 재산상의 피해는 피해임. 유리 관련 물건들을 쌓아놓고 파는 곳은 얼마나 더 심할지 상상도 안 간다. 예를 들어서 접시 같은 거....

    월성 발전소. 울산 근처에는 고리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

    지반이 무너지면 내가 사는 곳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될 듯.

    정부 대책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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