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저가항공사 Flair Airlines (플레어 에어라인) 후기 및 7~8시간 연착에 대응하는 방법Canada 2021. 12. 15. 15:29반응형
지금까지 2번 정도 Flair Airlines을 이용해봤다. 내가 이 항공사를 이용하는 경우는 오로지 한 가지 이유밖에 없다. 토론토에서 밴쿠버, 밴쿠버에서 토론토로 가는 에어 캐나다 비행기가 터무니없이 비싸거나 표가 없어서. 구글에서 플레어 에어라인을 검색해보면 80퍼센트 이상이 별 1개를 줄 정도로 별점테러가 매우 심각한 저가 항공사인데 실제로 탑승을 해 본 사람으로서 정말로 그런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서 후기를 남겨보도록 한다. 가장 빈번한 구간인 밴쿠버-토론토(혹은 그 반대)의 경우를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대부분 인터넷 검색으로 플레어 에어라인 티켓을 구매하게 된다. 항공사 예약 사이트들을 이용하나 플레어 홈페이지를 이용하나 가격 거품이 큰 편이 아니라 내 경우엔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했다. 성수기, 비성수기에 따라 가격변동이 매우 급격한데 2021년 12월(성수기)의 경우 여행 2주전에 티켓을 구매하지 못했다면 심하면 거의 밴쿠버-인천 국제선 가격에 맞먹는 돈을 내고 비행기를 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밴쿠버-토론토 시간이 4시간에서 5시간 정도 걸리는데 뭐 이렇게 비싸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캐나다는 차라리 국제선이 싼 비행기표가 많이 올라오고, 오히려 국내선이 더 비싼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걸 알고 넘어가자. 물론 위 사진은 왕복일 때의 경우이고 왕복이 아니고 편도라면 저 가격의 반 값이라고 보면 된다. 성수기와 비성수기 구분은 아이들이 방학(봄방학 포함)하는 시즌이 가장 비싸고, 학교 가는 타이밍은 비성수기로 보면 된다. 월요일 공휴일이 낀 주말(long weekend)의 경우에도 비행기 티켓 가격이 올라간다.
플레어 에어라인에서 비행기표를 끊으면 등록한 email로 예약 컨펌 일정을 받게 된다. 6자리의 영어 알파벳 예약번호(reservation number)가 포함된 Booking 이메일인데 여기서 영문 이름 철자가 신분증 영문명과 일치하는지, 들고갈 수 있는 가방이 어떻게 되는지 꼭 확인한다. 좌석을 예약하지 않는 경우에는 no seat assigned라고 뜬다.
플레어 에어라인의 안 좋은 점 중 하나는 좌석이 공짜가 아니라는 거다. 위에서 보면 알겠지만 좌석의 크기나 공간에 따라 최소 21불에서 47불까지 갈 수 있다. 그래서 만석인 비행기를 막판에 탈 것이 아니라면 비행기표를 구입하는 시점에 바로 좌석 예매까지 하기를 추천한다. 어차피 국내선이고 길어봤자 5시간 정도이기 때문에 캐나다-한국행보다는 반 정도의 시간 밖에 안 걸리지만 재수가 없으면 딱 가운데에 끼어서 새우잠을 자는 일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에(큰 덩치 2명 사이에 끼이는 일도 발생함) 늦게 내려도 되면 창가를 예약하고, 빨리 내리고 싶다면 최대한 앞쪽에서 복도에 앉기를 권유한다. 어차피 요즘 코로나 때문에 음료나 간식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복도에 있는다고 해서 딱히 불편할 것은 없다.
그 다음으로 골치아픈 것이 수하물인데 아예 짐을 부쳐버릴 거라면 상관이 없지만 액체류가 거의 없이 가방 하나나 캐리어를 끌고 가실 분들이라면 수하물 항목에서 에어 캐나다같이 큰 항공사와 다른 플레어 에어라인의 얄짤없는(?) 수하물 규격에 놀라게 된다.(위 캡쳐 사진은 영어로 쓰여진 플레어 에어라인 개인 물품(personal item)의 조건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지금까지 2번 플레어를 탔던 나는 한 번도 공항 검색이 아닌 항공사 검색을 당한 적은 없지만 가방이 커 보일 경우(육안으로 봤을 때 제한에 걸릴 것 같은 사람은 걸린다고 봐야 한다.) 플레어 직원에 의해 가방 크기 측정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한다.
Flair는 승객 1인당 1개의 무료 개인 물품을 허용합니다. 이 물품은 발밑에 보관해야 합니다. 예로는 지갑, 작은 배낭, 노트북 가방, 서류 가방 및 토트백이 있습니다. 지정된 치수와 무게보다 큰 가방은 기내 반입 수하물로 간주되며 수수료가 부과됩니다. 15cm x 33cm x 43cm(6인치 x 13인치 x 17인치) 7kg(15.5파운드) 직원은 개인 물품이 이 규격에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항에서 가방 크기 측정기를 사용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방 크기가 나오면서 고작 7킬로그램밖에 허용하지 않는다는 대목에서 정말로 7킬로인지 재는 건가 하고 의아해할 수 있는데 왠만해서는 무게를 재지는 않지만 딱 봤을 때 7킬로가 넘어갈 것 같으면 직원이 가방 무게를 재서 초과하면 얄짤없이 추가 금액을 내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내 경우에 노트북, 노트북 충전기, 타블렛과 몇 개의 옷가지를 넣은 일반 백팩을 1개 들고 갔는데 검문당하지 않았다. 물이 있을 경우 무게가 더 나갈 수도 있지만 꽉 찬 물통 무게까지 포함해서 7킬로가 넘어간다고 돈을 더 내는 일은 생기지 않으니 적당히 합리적으로 짐을 싸시면 되겠다. 실제로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을 관찰해 봤는데 개인 물품 이외에 면세품을 구입했거나 손에 비닐 가방이 있을 경우 추가로 요금을 매기지는 않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일반 백팩이 아닌 캐리어(carry on luggage)를 끌고 간다면 재수가 없으면 추가 요금을 물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저가 항공사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추가 요금을 매기는 것이라고 보면 되고, 이런 게 싫으면 돈 더 주고 에어 캐나다나 웨스트젯을 타길 권유한다.짐이 좀 있어서 추가로 돈을 내는 것이 괜찮은 분들은 기내에 29~49 CAD를 내고 캐리어를 끌고 탑승할 수 있는데 온라인이 아닌 공항 카운터에서 돈을 내게 되는 경우 59불+세금이 붙는다.(즉 일반 백팩은 공짜로 가져가고 캐리온은 돈 주고 기내반입) 기내에 반입하는 캐리어는 10킬로그램까지 가능하고, 위탁 수하물(checked baggage: 따로 부치는 수하물)의 경우 국제선과 동일하게 23킬로까지 가능하다. 기내 캐리어의 경우 가방 크기가 어중간하게 작으면 머리 위 선반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가장 최신으로 나온 매우 작은 캐리어 가방을 사기를 권해드린다. 정 못 믿겠으면 위에 나온 크기를 적어서 사이즈를 일일이 재면서 가방을 사면 된다.
이 모든 것이 끝나고 시간이 지나 비행 3일 전이 되면 제 48시간이 남았다며 이메일이 온다. 이건 그냥 쿨하게 넘기면 된다. 그리고 비행 24시간 전에체크인을 하라는 이메일이 날아온다. 내 폰이 안드로이드인데 여기서 링크된 사이트를 타고 예약 번호와 성을 영어로 기입하면 폰 기종에 따라 화면이 망가져서 나올 수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데스크탑 노트북이나, PC를 이용해서 온라인 체크인을 하길 바란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코로나 증상이 있는지, 탑승이 거부된 적이 있는지를 물어보는데 여기서 아니오(No)를 선택하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고, 다음 화면에서 백신을 2회 다 맞았고 이를 증명하는 증명서가 있고 보여줄 수 있어야 함을 공지받는다.
그리고 체크인하는 사람이 본인이면 첫번째 칸을 선택하고 탑승자의 이름을 영문으로 쓰고 제출(submit) 버튼을 누른다. 여기서 이름만 쓰고 체크를 안 하고 제출하면 튕기므로 꼭 잘 읽어보고 첫번째 칸을 선택할 것. (12세 이하의 어린이일 경우에는 아래 칸을 선택하게 된다.)
모든 것이 완료되면 티켓 컨펌 이메일이 오고 티켓도 함께 첨부되어서 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역시 영문 이름 스펠링. QR코드가 가장 중요한데 폰에 온 그대로 스크린 캡쳐를 떠서 보여줘도 되지만 공항에서 빠른 일처리를 원한다면 종이로도 뽑아서 간직하고 있기를 추천한다. 종이가 아니고 폰에만 갖고 있으면 보안 검색을 할 때 밝기가 100퍼센트가 아니라고 다시 스캔할 일이 생길 수도 있고, 크기가 작아서 인식이 안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는 보안 검색을 위한 노트북, 타블렛 꺼내놓기 등은 모두 다 잘 되었으나 갑자기 화면이 안 켜져서 당황을 좀 했었는데 특히나 바쁜 시간에 이용할 경우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총을 받을 수 있으니 집에 프린터가 있다면 꼭 종이로도 뽑아서 들고 가길 권한다.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하면 추가요금이 발생하므로 꼭 온라인 체크인!
하지만 역시 저가 항공이기 때문인지....(첫번째 비행은 무사하게 지나갔는데 2번째 비행에서 그만....) 비행기가 4시간 연착되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공항 갈 준비를 다 하고 집에서 대기하고 있다가(공항이 집에서 1시간 거리라 다행이었음. 만약 먼거리에 살았다면 큰일날 뻔) 벼락 맞은 기분. 플레어에 비행기가 얼마나 많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온타리오에서 떠나는 비행기가 제시간에 뜨지 못해서 4시간이 연착되었던 것.(나중에 알고 보니 누군가가 비행기에 폭탄이 있다고 헛소리를 지껄였다가 경찰 들이닥치고 난리도 아니었던 모양.) 스낵과 드링크가 준비되어 있으니 기다리는 동안에 먹으라는 친절한 메시지가 함께 나와 있었으나 일단 집에서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하지만 시간이 다 되어 가자 나중에 3시간이 더 연착되어서 원래 5시에 가기로 한 비행기가 7시간이나 미뤄져서 밤 12시에 가게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무려 7시간이나 연착되었다는 사실에 플레어 에어라인도 미안하니까 이번에는 스낵 얘기는 일절 없고 3가지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첫번째는 공항 내에서 이미 기다리고 있었을 경우 플레어 에어라인 직원에게 컨택해서 승객에게 유리한 쪽으로 다시 재예약을 해달라고 하거나, 1 (855) 936-5656로 전화를 걸어서 새로운 비행편을 예약하거나, 마지막으로 이메일을 쓰라고 나온다. 내 경우에는 바로 전화기를 돌렸는데(공항에 있는 분들은 바로 플레어 직원을 찾아가면 된다.) 한 30분 정도 진득하게 기다리면 고객 서비스 직원이 전화를 받는다.
[플레어 비행기가 연착되거나 취소되었을 때 고객서비스 통화 내용]
여기서부터는 당연히 영어로 얘기를 해야하므로, 영어가 잘 안 되시는 분들은 잘 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 내 전화를 받은 분은 흑인 여성 느낌(억양과 말에서 풍겨나오는 분위기가 그랬음)이었는데 내 이름, 생년월일, 비행기 예약번호 등을 물어봐서 대답했고 행선지에서 약간 벗어난 공항으로 옮겨줘도 좋으니 더 빨리 도착하는 비행기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여성분이 일단은 내 예약 내용을 확인하고 요청한 내용이 가능한지 알아보러 간다며 몇 분이 지나갔고, 나중에 다시 돌아와서는 "비행기 체크아웃을 먼저 한 다음에 원하시는 비행편으로 체크인을 하겠습니다. 일단 기다려 주세요."라고 하고는 한 15분을 또 기다려야 했다. 나중에 돌아와서는 체크아웃이 너무 오래 걸려서 지금 왔다며 미안하다고 하고는 새로운 비행기를 예약했다. 여기서부터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한 2시간 정도를 더 아낄 수 있었다. 플레어가 워낙 욕을 많이 들어먹어서 직원 응대도 최악일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준수한 편.
수정된 비행편으로 다시 체크인을 하고 이륙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서(10분 정도 걸림) 게이트에서 기다렸다가 예정된 시간보다 40분이 더 지연되어 탑승했고, 예정된 시간보다 50분 늦게 이륙했지만 실제로 토론토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그런데 플레어 에어라인이 착륙하는 곳이 터미널1이 아니라 터미널3이어서 나가는 문(Exit)까지 걸어가는 거리가 에어 캐나다에 비해 한 3배 정도는 되는 듯 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출구 찾기. ㅠㅠ
결론: 싸고 가볍게 캐나다를 여행하실 젊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몇 시간 정도 지연되는 일이 생겼을 때 크게 열받지 않고 고객서비스 직원과 차분하게 영어로 말할 수 있는 분들에게 추천. 고객 서비스는 인터넷에 떠도는 것보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고, 실제로 공항에서 만나는 직원들도 다른 항공사에 비해 질이 떨어지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비행기가 좀 작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크게 심하게 작은 느낌은 들지 않았고, 좌석 허리쪽이 좀 불편하다는 느낌은 받습니다. 중간 좌석이 최악일 수 있지만 급하게 비행기를 타야할 일이 생겼다면 한 번 정도는 타 볼 수 있는 비행기라고 생각됩니다. 어차피 국제선 정도의 긴 시간도 아니므로 어쩌다 한 번 탈 기회가 생긴다면, 짐이 많지 않다면 괜찮은 비행사. 하지만 국제선을 타기 위한 경유 비행기로 예약을 했다가는 갑작스러운 연착으로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에어 캐나다 같이 규모가 있는 비행사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밴쿠버에서 토론토로 가는 비행기가 잡히지 않는 분들은 해밀턴이나 키치너(워털루)로 가는 비행편이 쌀 수 있으니 그쪽을 알아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토론토공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에서 30분 거리이므로 실제로 가려는 목적지와 가깝다면 크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토론토에서 밴쿠버로 오실 경우에는 애보츠포드가 근처 공항으로 나오기도 하는데 애보츠포드는 엄청나게 멀기 때문에 교통편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반응형'Canad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밴쿠버 스탠리 공원 (숲길) 나들이 사진 Stanley Park (0) 2022.04.18 2021년 12월 8일 한국에서 캐나다(밴쿠버) 입국 후기 (0) 2021.12.09 캐나다에서 한글이 박힌 재킷을 입고 지나가는 남자 (1) 2021.02.25 밴쿠버에서의 요즘 (0) 2021.01.10 캐나다 빅토리아(BC주) 비콘힐 공원과 피셔맨스 와프 사진들 (0) 2021.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