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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8일 한국에서 캐나다(밴쿠버) 입국 후기Canada 2021. 12. 9. 15:18반응형
캐나다 현지 시각으로 12월 8일 수요일 저녁. 다시 밴쿠버로 돌아왔다. 밴쿠버에서 한국으로 돌아갈 때만큼 비싸지는 않았지만(그놈의 72시간 PCR 때문) 한국에서 캐나다로 돌아오는 과정도 여전히 힘이 들기는 했다. 한국에서 캐나다로 오시는 분들을 위해 이번 여행을 간단하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본인은 캐나다 영주권자이기 때문에 학생 비자나 워킹 비자로 오는 분들에게는 100퍼센트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냥 참고용으로 읽어주시길.)
12월 6일: 오후 2시가 되기 전에 집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좋은 삼정 병원'에 가서 PCR 테스트를 받고 거의 8만원 결제. 병원에서 무슨 일로 PCR 테스트를 하냐고 물어봤을 때 캐나다로 가기 때문에 필요하다고만 말함.(사실 5일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짜 PCR을 해서 음성 결과임을 확인하고 공식적으로 서류가 필요해서 간 것임.) 일반적인 선별진료소에서 하는 검사보다 훨씬 안 아픔.(돈을 8만원이나 줘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고....)
12월 6일 저녁: 집에 가서 ArriveCan 어플을 깔아서 비행편 이름, 도착 날짜와 예정된 시간, 이름, 캐나다에서의 신분(PR인지 학생인지 등등을 구분)을 입력하고 영수증(receipt)을 받았다. 이런 저런 질문들이 꽤 많이 있어서 까다로운데 결론적으로 이 어플의 목적은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왔을 때 자가격리가 가능한가를 물어보는 것임. 내 경우에는 자가격리가 가능하다고 해놨고 나와 동선이 겹치는 사람도 없는 것으로 기입. 캐나다를 여행할 목적으로 오는 사람이 이 시국에도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호스텔 등을 이용할 경우 자가격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왠만하면 자가격리가 되는 숙소를 잡기를 바란다.
12월 7일: 오전 중에 문자로 음성이 나왔다는 결과를 받고 오후 1시쯤 병원 리셉션쪽에 여권과 어제의 진료기록 종이를 보여줌. 담당자가 여권을 들고 가서 한 10분 정도가 지나서 서류 완성. 영문 이름(띄어쓰기 확인), 검사 시각(내 경우에는 2일전이라 시간 계산 상관없음), PCR 검사의 영문명, 결과가 negative인 것을 확인하고 병원을 떠남. 서류는 2장이고 이 종이 때문에 2만원을 내야 함.
12월 7일 저녁: 밴쿠버 공항에서의 무료 PCR 검사를 위한 정보 기입을 한 뒤 접수 번호를 받았다. 이걸 미리 해놓지 않으면 밴쿠버 공항에 도착해서 정신 없는 와중에 폼을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꼭 비행기 타기 전에 모든 것을 완료해놓기를 바란다.
12월 8일 오전 8시 43분: 울산에서 서울로 가는 KTX에 탑승.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울산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이 있었으나 코로나 사태 이후로 해외로 가는 사람이 급감했기 때문인지(?) 더 이상 리무진이 없어서 KTX를 타야 했음. KTX표는 10일 전에 트립닷컴 웹사이트에서 끊었음.
12시 경: KTX 서울역에서 하차해서 건물을 나가지 않고 지하 3층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탐. 지하 3층에 내려서 티머니 카드에 만원을 충전해서 공항철도를 탐. (4천 5백원 정도인데 나중에 캐나다에서 한국에 돌아올 때를 대비해서 일부러 여유있게 충전.) 원래 직행(익스프레스)도 있었던 것 같은데 코로나 사태 이후로 일반 열차만 운영 중.
오후 1시경: 인천 공항 도착. 터미널 1로 가서 에어캐나다 026편 접수처로 감. D구역 30번대였는데 사람이 별로 없었음. 비행기가 2시간 정도 연착되었는데 직원이 아무 말도 안 함. 사실 ArriveCan 앱도 미리 해놔서(정보 입력) 왠만하면 비행기를 바꾸고 싶지 않아서 그냥 2시간 더 기다리기로 함. 수하물 1개를 붙임.(20킬로도 안 됨) 직원이 PCR 테스트 서류를 보자고 해서 보여줬고, 백신 2회 완료를 알려주는 영수증도 보여달라고 함. 그리고 나서 비행기 티켓을 받은 후 10분 정도 접수처 근처에 앉아 있다가(공항 직원이 짐 검사 때문에 근처에 5분 정도 머물라고 함) 출국을 위한 보안 검색을 통과함. 사람이 너무 없어서 줄도 없이 바로 통과. 노트북과 타블렛을 미리 꺼내놔서 별 일 없이 지나감.
오후 2시: 밥 먹고 여기 저기 돌아다님. 푸드코트 찾기가 좀 어려울 수 있는데 코로나가 없던 시절에는 열려있던 식당들이 문을 닫았고 구역 구역에 있는 1개 정도의 식당만 문을 열었음. 인천별미에 가서 왕돈까스와 우동 세트를 먹음. 돈까스는 그런대로 괜찮았으나 우동은 영 별로였음. 그래도 기내식에 비하면 천국. 면세점에서 살 것이 없어서 그냥 여기 저기 걸으면서 눈팅만 함. 음식을 먹는 곳이 푸드코트 쪽에서만 개방이 되고 나머지 구역에서는 다들 철저하게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
오후 4시 30분: 게이트 번호가 바뀌어서 31번에서 35번으로 감. 비행기가 상해에서 출발해서 인천을 경유해서 밴쿠버로 가는 비행기였음을 나중에 알게 됨. 예정 시간보다 3시간 약간 안 되게 기다렸다 탑승했고 43번 C 자리에 앉음. 중국인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었고 승무원 중에 백인 아저씨는 간단한 중국어를 할 줄 알아서 신기해 보였음. 연착되었기 때문인지 원래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서울에서 경유한 한국인 승객은 그리 많지 않았음.
오후 5시 30분: 이륙. 비행기가 하늘에 뜨고 나서 기내식으로 치킨/소고기가 나왔는데 치킨으로 먹음. 밥에 매콤한 닭볶음이 나옴. 빵과 버터 모두 중국산이고 물도 중국산. 상해에서 오는 비행기인줄 알았으면 안 타는 건데....라고 후회를 해봤지만 이미 늦음. 가운데 좌석쪽에 갓난 아기가 있었는데 엄청 시끄럽고 엄마가 힘들어함. 자다깨다를 반복했으나 딱히 영화를 보지는 않았고 미리 다운받은 넷플릭스 드라마를 시청. 집중이 잘 안 되고 어두컴컴하고 기분도 더럽고, 마스크 때문에 숨도 잘 안 쉬어지는 것 같고, 옆자리 남자는 어찌나 동작이 크던지.....옆자리 남자는 약간 덕후스러웠고 미드 프렌즈를 줄기차게 보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듯 보였음. 기내식이 나오면 다른 사람들이 먹을 때 안 먹고, 다른 사람들이 다 먹고 나면 그제서야 먹거나, 자기가 사 온 감자칩을 혼자 먹다가 나중에 온 승무원이 '식사 시간이 끝났으므로 마스크를 써 주세요."라고 핀잔을 주자 그제서야 먹는 걸 멈춰서 밉상. 내가 복도쪽에 앉아서 2~3번 정도 자리에서 일어나줘야 했음. 억지로 다리를 스트레칭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복도 자리를 추천.(그리고 화장실 간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서 있을 수 있어서 좋음.)
9시간이 훨씬 지난 후......
밴쿠버 현지 시각으로 오전 9시 30분: 밴쿠버 (YVR) 도착. (여기서부터는 구역마다 벌어지는 것을 나눠서 작성)
입국심사 대기줄로 가게 되는데 미국인과 캐나다인이 나뉘게 되고, 나는 캐나다인 줄로 가서 PR 카드를 들고 키오스크 기계에서 PR카드를 스캔 뜨고, 마스크를 벗고 사진을 찍으면 왠 종이가 나옴. 종이에 번호가 쓰여져 있는데 내 번호는 27번. 무슨 기호가 있는데 공항 직원들끼리는 알고 있지만 승객들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을 듯.종이를 들고 입국심사를 하게 되는데 중국에서 온 영어 잘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저런 질문을 많이 퍼붓지만 내 경우에는 PR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온 거라 별 질문 없이 바로 통과. 여기서 코로나 테스트에 관한 브로셔를 2장 받게 된다. 매우 중요한 브로셔이므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잘 간수하고 있어야 하는 듯.
입국심사를 통과하면 수하물을 찾는다. 수하물을 찾고 9시간 동안 참은 화장실을 사용하고 27번 종이를 Exit에 있는 직원에게 전달하면 직원이 A 구역으로 가라면서 일반 승객들이 나가는 문이 아닌 다른 쪽으로 가게 된다.
A구역으로 가면 국제선 승객을 위한 코로나 검사실이 마련되어 있는데 일단 접수처로 가서 방역복을 입고 있는 직원분에게 코로나 테스트 접수 번호를 불러주고 직원은 본인의 이름을 확인한 뒤, 테스트 접수지(A4용지 크기)를 프린트해준다. 테스트 접수지를 들고 A 라인을 계속해서 통과하면(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는 일반 승객들은 다른 줄로 지나감) 드디어 PCR 검사하는 곳이 나온다.
PCR 검사하는 곳 번호가 8번이었는데 접수지를 받아서 내 이름과 생년월일을 기입한 PCR 테스트통(핑크색 액체가 들어있는 통)을 준비하고 테스트용 면봉을 입과 양쪽 코에 집어넣어서 돌리고 테스트가 끝이 난다. (일반적인 PCR 테스트에 비해 전혀 안 아프다.) 테스트가 끝나고 이름, 생년월일을 다시 확인한 뒤 끝. 이제 완전히 100프로 모든 절차가 끝이 났고 PCR 결과는 3일 후에 이메일로 알려준다고 한다.이후 스카이트레인을 타고(YVR 공항에서 밴쿠버 시내로 들어오면 요금이 8불 이상이 나옴. 반대로 공항에 갈 때는 일반적인 2구간 요금.) 집으로 와서 몇 시간 동안 폭풍 수면. 매번 느끼는 거지만 한국-캐나다 비행은 할 때마다 개피곤하고 자주는 못할 것 같다. 이런 걸 직업으로 삼고 있는 승무원분들 존경합니다. 그리고 어서 코로나가 종식되어 비행기 안에서 10시간 마스크 쓰는 비극은 더 이상 없었으면....(물론 비행기 승무원들은 매번 이러고 일함. ㄷㄷㄷ)
목요일 새벽 4시경에 결과가 나왔고 음성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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